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오늘 회사를 땡땡이 치고,
뭘 할까,
하루종일 누워 있다가,
컴퓨터를 켰어.

이것 저것 검색 해 보다가,
'우리가 말하고 말하고 말하고 말했던 그 모든 일 들이 이젠 아무것도 아니네 다 아무것도 아니네' 라는 가사가 있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마침표' 라는 노래가 듣고 싶어져서,
아이폰을 뒤졌는데,
맙소사,
없는거야.

그래서 찾아보니 EP 앨범에 있더라구,
어쩐지,
하고 뒤적뒤적하며,
앨범을 다운 받았어.

그런데 다운 받으려 검색하다가 알게 된건데,
EP 앨범 이름이 '앵콜요청금지'라서,
'혜화, 동' 이라는 영화에 쓰여진 곡이라,
검색 결과에 같이 나오더라고,

작년에 다운 받아놓고 안 본 영화인데,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가 들어갔다니까,
갑자기 관심이 생겨서,
영화를 틀었어.

내용 중에,
혜화가,
한수와 자신의 손톱에,
매니큐어로,
예쁘게,
물방울 무늬와,
하트 무늬를,
그리는 장면이 있어.

그리고,
한수와 헤어진 혜화는,
그 손톱을 잘라.

그런데 손톱이라는 게,
마음대로 자라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자를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자르고 싶어도,
자를 수 없었겠지.

지금 보이는 손톱을,
전부 잘라내고,
새로운 손톱이,
내 손에 자리 잡을 때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그 때까지,
손톱에 남아 있는,
매니큐어는,
그래도,
시간은 지나간다는,
믿기 힘든 사실을,
천천히 증명 해 줄거야.

그 때가 되면,
다 괜찮아 질거야.
하고. 
Posted by cancel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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